마지막 1승

두 시간 전 합격 메일을 받았습니다.

최종 면접이 식은땀이 날 정도로 어려웠어서 차라리 떨어졌다 생각하자. 그게 마음 편하다는 생각으로 기대를 접었었어요.

정말 가고 싶은 회사라 더 그랬나 봐요.

 

돌아보니 올해 8월에 졸업하는 아직 학부생이지만

벌써 1년 동안 취업 준비를 했네요.

 

그동안 많이 기대하고 떨어지고 실망했습니다.

특히 첫 번째 공채에서 떨어졌을 때, 하루에 불합격 통지를 3번 받았을 때, 최종에서 떨어질 때 꽤나 마음이 아팠어요.

제 주변에는 한 학기 내에 취업에 성공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서 더 상대적으로 제가 작게 느껴졌어요.

 

합격한 지 몇 시간이나 됐다고 뭘 아는 듯이 글을 적는 게 웃기지만,

사실 너무 하고 싶던 이야기, 느꼈던 것들에 대해 말할 자격을 스스로에게 부여받은 것 같아서

또 취준생의 마음고생을 너무 잘 알기에 바쁘게 적어봅니다.

 

 

 

먼저 취업은 "운"이라고 생각해요.

떨어진 사람과 붙은 사람의 차이가 운 밖에 없다는 얘기가 아니에요.

하지만 붙은 사람은 운이 좋았던 거예요.

 

자신을 알아보는 회사를 만난 것,

회사에서 원하는 경험을 쌓아온 것,

자신을 좋게 봐주는 면접관을 만난 것,

시험 날에 컨디션이 괜찮은 편이었고 나를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간절감이 전달된 것.

이게 참.. 어떻게 들어맞겠어요

겉으로 보기에는 진보적인 회사가 막상 까 보면 허울뿐인 회사가 있고

또 개발 직군은 뽑으나 실질적인 개발은 SI가 하는 회사도 있죠.

취준생은 몰라요. 어떤 회사가 나를 원하고 내가 붙을 수 있을지.

 

그래서 우리는 많은 회사에 지원해야 해요.

나를 알아봐 주는 회사가 어디 있는지 모르니까 많이 넣어야 해요.

같은 분야라 하더라도 나의 경험의 가치를 동일하게 봐주지 않으니까요.

그니까 떨어지더라도 많이 실망하진 마세요. 나랑 궁합이 안 맞았다 생각합시다.

 

 

 

꿀팁 아닌 꿀팁이라면, 간절함을 정말 다 표현하세요

금융권 면접을 갔더니 다들 검정 정장에 구두, 거기에 마스크까지 써서 사람들이 우르르 모여있는데 정말 단 한 명도 눈에 안 들어오더라고요

물론 저도 같은 복장이었지만요.

다 똑같은 사람들이라면 이왕이면 날 좋아하는 사람이 좋죠.

회사에 대해 정말 조사 열심히 하고, 자기소개에 내가 이 회사를 가야만 하는 이유를 말하고

정말 이 회사에 진심이다라는 게 느껴지면 당연히 눈에 띄어요.

 

저는 처음엔 여러 회사의 면접을 준비하기가 힘들어서 같은 분야라면 어떤 회사든 할 수 있는 자기소개를 만들어 외우고

어떤 면접은 인재상도 못 보고 들어갔어요. 당연히 떨어졌습니다.

면접까지 가면 사실 능력은 검증이 된 거고 그중에 더 잘 맞는 사람 찾는 거라는 말이 있어요.

간절함은 생각보다 큰 무기가 돼요.

 

 

 

1승만 하면 되는 취준, 그 1승이 너무 어려워요.

드럽게 힘 빠지고 시간은 자꾸 가고 자소서 쓰는 건 왜 이렇게 싫은지..

좋은 회사 다니는 사람은 엄청 많은데 대체 어떻게 들어간 건지는 모르겠어요.

그 마음 너무 이해합니다.

 

제가 꼭 하고 싶은 말은 많이 도전하시고 조금만 슬퍼하시고 계속하다 보면 돼요.

분명히 됩니다. 장담할 수 있어요.

회사는 많고 그게 나의 가치는 아니니까 날 안 뽑아? 보는 눈 드럽게 없네 생각하세요!!

화이팅 입니다!!!

 

 

 

 

추가로)

아침에 혹은 힘들 때마다 "즐거운 하루!!! 행복한 인생!!!" 입 밖으로 외치면 정말 한결 괜찮아져요

진짜 한 번만 해보세요